건물 전기실·기계실·방재실 차이점은? (EPS, TPS, UPS)설비실 용도 완벽 정리

신축 아파트를 둘러보거나, 상업 건물의 도면을 보다 보면 TPS, EPS, UPS, PIT 같은 단어가 어김없이 등장합니다. 전기실, 기계실은 익숙한데 TL이나 PS 같은 용어는 생소하게만 느껴지죠.

사실 이런 공간들은 건물의 안전과 기능 유지에 있어 없어선 안 될 핵심 구역들입니다. 낯설 수 있지만, 각 실의 이름과 기능을 조금만 이해하면 건물 관리뿐만 아니라 부동산 투자, 인테리어, 에너지 효율 관련 이해도 크게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전기실(Electrical Room) – 전력의 중심 허브

전기실은 쉽게 말해 건물의 전기 심장입니다. 변압기, 배전반, 차단기, 분전반 등이 설치되어 있어 외부에서 공급된 고압 전기를 안전하게 변환하고, 각 층으로 분배합니다.

이곳은 감전과 화재 위험이 높기 때문에 항상 방염·환기 설비가 철저히 설계되어야 하며, 출입도 엄격히 제한됩니다.

대규모 빌딩이나 병원, 서버실이 있는 곳이라면 예비전원 설비나 UPS와 연결되어 있기도 합니다.

 

기계실(Mechanical Room) – 냉난방과 급배수의 컨트롤타워

기계실은 공조기, 냉동기, 보일러, 펌프, 급탕기 등 건물 내 기계장비가 집중된 공간입니다. 냉난방 시스템과 급·배수 설비를 조절하고, 실내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구조적으로는 습기와 소음이 많아 방음·방습 처리가 필수이며, 유지보수가 쉬운 구조로 설계되어야 합니다. 물 순환, 가스 제어까지 이 공간이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방재실(Fire Control Room) – 24시간 안전을 지키는 관제실

화재 발생 시 자동경보, 스프링클러, 비상벨, 방송, 피난유도등 등을 통합적으로 제어하는 재난 대응의 두뇌입니다.

대부분 소방공무원 또는 방재 담당자들이 상주해 실시간 모니터링을 하며, CCTV와 연동되어 비상 상황에 즉각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습니다.

이곳은 특히 아파트나 병원, 호텔과 같은 다중이용시설에서 필수적입니다.

 

발전기실(Generator Room) – 정전 시에도 불 꺼지지 않는 비밀

정전이 되면 건물 전체가 마비되기 쉬운데, 발전기실은 이를 막기 위한 비상용 발전기 설치 공간입니다. 병원, IDC 센터, 관공서 등 중요한 데이터와 생명 관련 장비가 있는 건물에는 반드시 설치됩니다.

디젤 또는 가스 발전기가 설치되어 있으며, 소음, 진동, 배기 문제로 주로 외곽 또는 지하에 별도 격리되어 운영됩니다. 에어벤트, 배기라인, 연료탱크 등도 함께 설계되어야 안정적인 운용이 가능합니다.

 

TPS (Telecommunication Pipe Shaft) – 통신의 혈관

TPS는 전화선, 인터넷, CCTV, BAS(Building Automation System), HAS(Home Automation System) 등이 지나가는 통신 배선 전용 통로입니다.

주로 건물 수직축을 따라 설치되어 있으며, 층간 연결이 자유롭게 이루어져야 향후 유지보수나 통신망 변경 시 유리합니다. 스마트홈 시스템, IoT 통신망 관리에도 필수적입니다.

 

EPS (Electrical Pipe Shaft) – 전기 배선의 고속도로

전기배선만을 위한 수직 샤프트로, 조명, 콘센트, 승강기 등 각종 동력선과 제어선이 지나가는 통로입니다. 특히 대형건물일수록 EPS 관리가 정교해야 전기 사고나 노후화로 인한 화재를 예방할 수 있습니다.

가연성 케이블은 내화 덕트나 금속배관으로 보완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MDF (Main Distribution Frame) – 통신망의 핵심 기지국

건물 내부 통신 회선을 외부 통신망과 연결하는 장소로, 전화, 인터넷, 방송, 보안 등 모든 데이터 흐름이 이곳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요즘처럼 업무와 생활의 중심이 ‘데이터’로 옮겨간 시대엔, MDF 품질과 관리가 건물 가치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되었습니다.

 

PS / PD – 설비 배관 전용 통로

PS(Pipe Shaft)와 PD(Pipe Duct)는 급수, 온수, 냉수, 배수, 가스 등 각종 배관을 수직 또는 수평으로 지나가게 설계한 통로입니다.

외관상 눈에 띄지 않지만, 배관 누수나 막힘 등의 문제가 생기면 건물 전체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정기적인 점검이 필요한 공간입니다.

 

UPS Room – 정전에도 멈추지 않는 무정전 전원실

UPS(Uninterruptible Power Supply)는 병원 수술실, 서버실, 통신실 등 절대 멈춰선 안 되는 장비에 필수적인 전원 시스템입니다.

발전기보다 빠르게 작동하는 특성이 있어 전압이 순간적으로 끊기는 것까지도 차단해주는 매우 정밀한 시스템입니다. 배터리의 종류나 저장 용량에 따라 가격 차이도 크며,  APC, LG전자, 슈나이더 등의 전문 브랜드가 있습니다.

 

PIT – 마감 아래 숨겨진 기능 공간

PIT는 주로 건물의 최상단 또는 지하 최하단에 설치된 얕은 공간으로, 배관 통과, 단열, 습기 제어, 유지보수 공간 확보 등의 목적으로 사용됩니다.

슬라브 아래쪽에 위치하며, 방수 처리와 청결 상태 유지가 중요한 편입니다. 건물의 구조적 안정성 확보에도 기여하는 숨은 공간입니다.

 

TL – 설계 도면에서 자주 보이는데… 정체는?

TL은 현장이나 설계사무소마다 용어 해석이 조금씩 다르지만, 주로 배선, 덕트, 배관 등의 특정 기술 라인 또는 통로를 뜻하는 약어로 사용됩니다.

통신라인, 조명라인을 지칭하는 경우도 있고, 특정 구역의 명칭으로 설정되기도 해 도면 문맥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맞습니다.

 

마무리하며 – 건물은 사람처럼 장기와 혈관이 있다

오늘 정리한 전기실, 기계실, UPS실, PIT, TPS 등은 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지만, 건물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내장 기관’ 같은 존재입니다.

특히 스마트빌딩, 친환경 빌딩, 에너지 고효율 시스템이 강조되는 시대에는 이런 공간들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건축 설계나 리모델링, 자산관리, 에너지 절감 등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꼭 알아두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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